2형 당뇨에서 식후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핵심 이유는 식사 직후 인슐린이 빠르게 분출되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 초기 분출을 유도하는 장 호르몬 GLP-1의 기능 저하가 중요한 원인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인슐린은 혈당이 오르면 분비된다고 배웠다. 그렇다면 밥을 먹어 혈당이 오를 때 인슐린도 같이 올라가면 되지 않는가. 당뇨가 없는 사람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❷ 인슐린은 혈당이 오른 다음에 분비되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밥을 먹으면 혈당은 30~60분 사이에 피크에 달하고, 2시간 안에 공복 수준으로 되돌아온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슐린이 혈당보다 먼저, 그리고 더 빠르게 분출되기 때문이다.

음식이 위장으로 들어오면 장이 이를 감지하고 GLP-1(glucagon-like peptide-1)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GLP-1은 췌장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을 빠르게 분출시킨다. 이 초기 분출은 혈당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이미 작동한다. 즉, 몸이 혈당 상승을 예측하고 미리 인슐린을 준비해 두는 시스템이다.

이 초기 분출 덕분에 흡수된 포도당이 간·지방·근육으로 빠르게 분산되고,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는다.

❸ 2형 당뇨에서는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2형 당뇨 환자에서는 GLP-1 분비 자체가 감소해 있다. 장이 음식을 감지해도 인슐린 초기 분출 신호를 충분히 보내지 못한다. 그 결과 인슐린이 늦게, 그리고 덜 분출된다. 혈당이 이미 오른 뒤에야 인슐린이 따라가게 되므로 2시간 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 기전이 밝혀지면서 GLP-1 관련 약제가 개발되었다.

  1. GLP-1 유사체(GLP-1 agonist): GLP-1과 구조가 비슷한 약물을 직접 투여해 초기 인슐린 분출을 돕는다.
  2. DPP-4 억제제(DPP-4 inhibitor): GLP-1은 정상적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호르몬이다. 이 분해 효소(DPP-4)를 억제해 GLP-1이 더 오래 작용하게 만든다. 시타글립틴, 빌다글립틴, 리나글립틴 등 “~글립틴”으로 끝나는 약들이 모두 이 계열이다.

❹ 그래서

DPP-4 억제제는 식사와 함께 작동하는 GLP-1 경로를 강화하므로 공복 혈당보다 식후 혈당 조절에 더 효과적이다. 또한 식사가 없으면 GLP-1도 분비되지 않으므로 저혈당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식후 2시간 혈당을 측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상인은 이 시점에 혈당이 공복 수준으로 돌아오지만, 당뇨 환자는 그렇지 않다. 이 차이가 당뇨 진단 기준의 하나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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