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세뇨관 전 구간에서 균일하게 흡수되지 않는다. 투과가 가능한 구간과 불가능한 구간이 나뉘며, 이 차이가 소변 농축의 기반이 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물은 작은 분자라서 세포막을 그냥 통과할 것 같다. 그렇다면 여과액이 내려오는 동안 물은 알아서 다 흡수될 것이고, 소변 농도를 조절할 방법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신장은 상황에 따라 진한 소변과 묽은 소변을 만들어낸다. 물의 흡수에 뭔가 조절 장치가 있다는 뜻이다.
❷ 근위세뇨관에서 물은 두 가지 경로로 흡수된다
근위세뇨관에서는 나트륨이 먼저 흡수되고, 물은 그 뒤를 따라 들어온다. 경로는 두 가지다.
- 세포를 통과하는 경로(transcellular): 세포 안으로 직접 들어갔다가 기저막을 거쳐 혈관으로 이동한다.
- 세포 사이를 통과하는 경로(paracellular): 타이트 정션(tight junction, 치밀 이음)을 통해 세포 사이 틈으로 빠져나간다.
이때 물이 타이트 정션을 통과하면서 주변에 녹아 있던 용질을 함께 끌고 나오기도 한다. 이것을 용매 끌기(solvent drag)라고 한다.
❸ 헨리고리 이후로 물 투과성이 구간마다 달라진다
근위세뇨관을 지난 여과액은 헨리고리(loop of Henle)로 내려간다. 이 지점부터 물 투과성이 구간별로 뚜렷하게 나뉜다.
- 하행각(descending limb): 물 투과성이 높다. 이 구간에서 여과된 물의 약 20%가 흡수된다.
- 상행각(ascending limb)과 원위세뇨관 앞부분: 물 투과성이 거의 없다. 용질은 흡수하지만 물은 잡지 않으므로, 여과액이 점점 묽어진다.
- 원위세뇨관 후반부와 집합관: 다시 물 투과가 가능해지는데, 이 구간에서는 선택적으로 조절된다.
❹ ADH가 아쿠아포린을 막으로 이동시켜 물 투과를 조절한다
원위세뇨관 후반부와 집합관에서 물 흡수를 조절하는 핵심이 **아쿠아포린(aquaporin)**이다. 이 단백질은 세포 내에 있을 때는 물 흡수에 관여하지 않다가, 세포막의 내강 쪽(apical)으로 이동해 붙으면 물을 적극적으로 통과시킨다.
항이뇨 호르몬인 ADH(antidiuretic hormone)가 이 이동을 지시한다. ADH가 분비되면 아쿠아포린이 세포막으로 이동해 물을 흡수하고, ADH가 없으면 물은 그냥 지나쳐 소변으로 빠진다. 이것이 신장이 소변 농도를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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