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catheter ablation)의 핵심은 심방세동 유발 신호가 시작되는 폐정맥(pulmonary vein)과 좌심방 사이의 전기적 연결을 차단하는 것이며, 발작성 심방세동에서 성적이 좋고 지속성으로 갈수록 효과가 떨어진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방세동 환자가 “심장에 시술을 받았다”고 말할 때, 그 시술이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는지 설명할 수 있으신가요? 약으로 리듬을 조절하는 것과 달리, 시술은 부정맥을 만들어내는 발원지 자체를 없애는 접근입니다. 원리를 알면 시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❷ 시술은 어떤 원리로 심방세동을 없애는가
심방세동이 시작되는 주요 발화점(trigger)은 좌심방(left atrium)과 폐정맥(pulmonary vein)이 연결되는 부위다. 폐정맥은 혈관 조직이고 좌심방은 심장 조직이어서, 두 조직이 만나는 경계인 폐정맥 소매(myocardial sleeve) 부위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신호가 좌심방으로 전파되어 재진입(reentry)을 일으키면 심방세동이 유지된다.
시술의 목표는 이 부위에서 발생한 신호가 좌심방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폐정맥을 전기적으로 격리하는 것이다. 이를 **폐정맥 격리(pulmonary vein isolation, PVI)**라 한다. 네 개의 폐정맥 입구를 환형으로 에워싸듯 에너지를 가해 그 부위 조직을 불활성화하면 외부에서 신호가 생겨도 좌심방으로 들어올 수 없다.
발작성(paroxysmal) 심방세동은 폐정맥 발화점이 주역이므로 PVI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반면 지속성(persistent) 이상에서는 좌심방 자체에도 구조 변화가 누적되어 있어 PVI 외의 추가 병변이 필요하고, 성적이 떨어진다.
에너지원의 종류
에너지 전달 방식은 두 가지가 주로 쓰인다.
고주파 절제술(radiofrequency ablation, RFA): 카테터 끝의 전극으로 점(point)마다 열에너지를 가해 조직을 태운다. 폐정맥 입구를 따라 점을 하나씩 찍어 나가므로 1~5시간이 소요된다. 구조가 복잡한 폐정맥에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고, PVI 이외의 부위에 추가 절제가 필요할 때도 활용 가능하다.
냉동 절제술(cryoablation): 풍선(balloon) 카테터를 폐정맥 입구에 밀착시킨 뒤 영하 4050°C로 냉동해 한 번에 넓은 면을 얼린다. 12시간으로 시간이 짧고 술기가 단순하다. 단, 풍선이 폐정맥 형태에 딱 맞아야 하므로 해부학적 변이가 있으면 적용이 어렵다. PVI만 필요한 경우에는 성적이 RFA와 비슷하다.
❸ 어떤 합병증을 알아야 하고 누구에게 시술하는가
주요 합병증
시술은 심장 조직에 직접 에너지를 가하는 침습적 처치이므로 중대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 심낭삼출 및 심낭압전(pericardial effusion / tamponade): 약 1%에서 발생. 심장 주변으로 혈액이 차면 심장을 압박하므로 카테터로 배액한다.
- 심방-식도 누공(atrioesophageal fistula): 발생 빈도는 약 0.1%이나 치명적이다. 좌심방 바로 뒤에 식도가 붙어 있어 절제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다. 시술 후 2~4주 사이에 발열, 신경학적 증상(뇌졸중 유사), 삼킴 불편이 생기면 즉시 의심해야 한다. 수술적 봉합이 필요하다.
- 횡격막신경(phrenic nerve) 마비: 냉동 절제술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다. 우측 횡격막신경이 폐정맥 인근을 지나므로 냉동 시 손상될 수 있다. 호흡 곤란, 특히 운동 시 숨참이 나타난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 혈전색전증 및 뇌졸중: 시술 과정에서 혈전이 형성될 수 있다.
- 폐정맥 협착(pulmonary vein stenosis): 절제 부위에 반흔이 생겨 폐정맥이 좁아질 수 있다.
- 접근 부위 합병증: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여러 카테터가 삽입되므로 후복막 혈종, 동정맥루(AV fistula),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 등이 생길 수 있다.
시술 적응증과 선택 기준
가이드라인 권고:
- 약물 치료 실패 후 시술: Class I 권고
- 발작성 심방세동에서 환자가 원하는 경우: 2020 ESC에서 Class IIa, 2024 ESC에서 Class I로 격상
- 빈맥 유발 심근병증(tachycardia-induced cardiomyopathy): 심방세동을 없애면 심기능 회복 가능 → Class I 적극 고려
- AF 관련 서맥 및 동정지(AF-related pause): Class IIa
좌심방 크기는 중요한 예측 인자다. 경흉부 심장초음파에서 좌심방 직경(LA AP diameter):
- 45mm 이하: 시술 적합
- 55mm 초과: 성공률 낮음
- 45~55mm: 나이, 심방세동 기간, 콩팥 기능 등을 함께 고려
국내 급여 기준: Class Ic 또는 Class III 항부정맥제 중 한 가지 이상을 6주 이상 충분한 용량으로 투여해도 조절되지 않을 때, 또는 빈서맥 증후군(tachybradycardia syndrome)이 있을 때 인정된다.
❹ 결국
카테터 절제술은 심방세동의 완치를 목표로 하는 접근이지만, 완전한 완치는 보장되지 않는다. 발작성에서 성적이 좋고 지속성, 장기 지속성으로 갈수록 떨어진다. 시술 후 심방-식도 누공처럼 지연 합병증이 수 주 뒤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미리 설명해야 한다. 사망이 발생할 수 있는 시술이므로, 적응증 선별과 시술 전 충분한 동의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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