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의 위험을 높이는 인자는 크게 알레르기 소인, 특정 기저질환, 반응을 증폭시키는 보조 인자(cofactor), 연령으로 나뉘며, 이 중 가장 강력한 단일 위험인자는 과거에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군가는 아나필락시스로 쓰러지고, 다른 사람은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드는 걸까요? “알레르기가 있으면 당연히 위험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알레르기 소인 외에도 그 반응을 훨씬 심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그 요인들을 알아야 위험군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❷ 어떤 상태가 아나필락시스 위험을 높이는가
위험인자는 네 가지 범주로 정리된다.
1) 기존에 알려진 알레르기 질환: 식품(땅콩, 견과류), 약물, 곤충독 알레르기가 있으면 비만세포(mast cell) 표면에 이미 특이 IgE가 결합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동일 항원이 다시 들어오면 IgE 교차결합(cross-linking)이 일어나 히스타민이 대량 분비되고, 이것이 아주 극심한 형태로 발현되면 아나필락시스가 된다. 알레르기 소인이 있다는 것은 그 경로 전체가 준비된 상태라는 의미다.
2) 특정 기저질환:
- 천식(특히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기도가 이미 좁아지는 경향이 있어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호흡기 증상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치명률이 높다.
-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1번 범주와 겹치는 알레르기 소인이다.
- 심혈관 질환(고혈압,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아나필락시스 시 혈압이 떨어지고 쇼크가 올 때 심장이 버텨줘야 하는데, 심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더 쉽게 무너진다.
- 비만세포증(mastocytosis): 비만세포가 정상보다 많은 희귀 질환이다. 자극이 오면 히스타민 분비량이 훨씬 많아진다.
3) 반응을 증폭시키는 보조 인자(cofactor): 보조 인자는 단독으로는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지 못하지만, 알레르겐 노출 시 반응을 10에서 100으로 증폭시킨다.
- 운동: 음식 섭취 후 2~4시간 이내에 운동하면 아나필락시스가 유발될 수 있다. 이를 음식 의존성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food-dependent exercise-induced anaphylaxis, FDEIA)라 한다.
- NSAIDs, 음주, 급성 감염도 같은 역할을 한다.
4) 연령:
- 청소년·청년: 위험 감수 행동(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알면서 섭취해 보는 등)을 할 가능성이 높다.
- 고령: 기저질환으로 인한 다약제 복용으로 여러 약물에 감작(sensitization)될 가능성이 높다.
❸ 가장 중요한 단일 위험인자는 무엇인가
위에 나열한 요인들이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강력한 단일 위험인자는 과거 아나필락시스 경험이다.
앞서 설명한 위험인자들은 “아나필락시스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의 문제인 반면, 기존 경험자는 “이 사람은 해당 유발 물질에 노출되면 면역반응이 아나필락시스까지 간다”는 것이 이미 증명된 상태다. 게다가 아나필락시스는 재발률 자체도 높다. 즉 같은 위험이 반복된다.
이 때문에 아나필락시스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에피네프린 자가 주사기(epinephrine autoinjector)를 반드시 처방받고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지금 괜찮으니 필요 없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재발 시 자가 주사기를 갖고 있는 것이 생존 확률을 결정한다.
❹ 언제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환자가 천식이나 심혈관 질환을 함께 갖고 있다면,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예후가 훨씬 나빠진다. 기도도 좁고 심장도 약하면 두 가지 경로 모두에서 동시에 무너진다.
운동 전 음식 섭취 이력은 꼭 확인해야 한다. 전형적인 아나필락시스 유발 물질(땅콩, 견과류, 갑각류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식후 운동 중 반응을 일으켰다면 FDEIA를 반드시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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