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 저해제는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incretin) 호르몬의 분해를 억제하여 식후 혈당을 낮추는 계열의 당뇨 약제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밥을 먹어서 혈당이 오르는 것과, 혈관에 포도당을 직접 주입하는 것 — 결과가 같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인슐린 분비량이 다릅니다. 경구로 섭취했을 때 인슐린이 훨씬 더 많이 나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알면 DPP-4 저해제의 원리가 이해됩니다.

❷ 인크레틴 효과란 무엇인가

음식을 먹으면 소장 말단부(회장)의 L세포에서 GLP-1(glucagon-like peptide-1)이 분비됩니다. GLP-1은 두 가지 방향으로 혈당을 낮춥니다.

  1. 인슐린 분비 증가 — 식사 후 혈당이 오를 때 추가로 인슐린이 나오게 합니다.
  2. 글루카곤(glucagon) 분비 감소 — 간에서의 포도당 생성을 줄입니다.

이것이 바로 경구 섭취 시 인슐린이 더 많이 나오는 이유, 즉 인크레틴 효과(incretin effect)입니다. 문제는 GLP-1이 DPP-4라는 효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된다는 것입니다. DPP-4 저해제는 이 분해를 막아 GLP-1이 더 오래 작용하도록 합니다.

❸ 이 계열 안에서 약물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시타글립틴(sitagliptin, 자누비아), 리나글립틴(linagliptin, 트라젠타), 빌다글립틴(vildagliptin, 갈부스), 제미글립틴(gemigliptin, 제미글로) 등 여러 약물이 있습니다. 작용 기전은 동일하나 배설 경로가 다릅니다.

  • 리나글립틴, 제미글립틴, 테넬리글립틴 — 담도로 배설되어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용량 조절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나머지 계열은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기능에 따라 용량을 조절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일부 약물(시타글립틴, 알로글립틴, 삭사글립틴)에서 급성 췌장염이 드물게 보고되어 있습니다(약 1,000명 중 1명 수준). 삭사글립틴은 CYP3A4/5 효소를 통해 대사되므로 케토코나졸, 이트라코나졸 같은 항진균제나 클라리스로마이신과 병용 시 용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❹ 결국, 어떤 환자에게 유리한가

GLP-1이 식사 후에만 분비되는 호르몬이므로, DPP-4 저해제도 공복 상태에서는 크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저혈당이 드뭅니다. 다만 설포닐우레아와 병용하면 두 약물 모두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므로 저혈당 위험이 높아집니다.

체중은 증가시키지 않으며, 이는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설포닐우레아와의 차이점입니다. 식후 혈당 조절이 문제이거나, 저혈당·체중 증가를 피해야 하는 환자에서 고려할 만한 계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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