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음식은 체내 수분량을 늘려 혈압을 일시적으로 높이지만, 신장의 압력-나트륨 이뇨(pressure natriuresis) 기전이 작동해 혈압 상승폭은 생각보다 작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짠 음식을 먹으면 혈압이 오른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 봤습니다. 그러나 짠 것을 조금 먹었다고 혈압계 수치가 크게 오르지는 않습니다. 몸 안에 소금이 쌓인다면 혈압이 계속 올라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❷ 짠 음식이 혈압을 올리는 경로는 무엇인가
혈압은 심박출량(cardiac output) 과 말초혈관 저항(peripheral vascular resistance) 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심장이 더 세게, 더 많이 박출할수록, 그리고 혈관이 가늘수록 혈압이 높아집니다.
짠 음식을 먹으면 다음 경로로 혈압이 오릅니다.
-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갈증이 생겨 수분 섭취가 늘어납니다.
- 동시에 항이뇨 호르몬(antidiuretic hormone, ADH, 바소프레신)이 분비되어 신장에서 수분 배출을 억제합니다.
- 결과적으로 혈액량이 증가하고, 심박출량이 따라 늘어나면서 혈압이 오릅니다.
즉 염분 섭취 → 혈액량 증가 → 심박출량 증가 → 혈압 상승의 경로입니다.
❸ 그렇다면 왜 혈압이 조금밖에 오르지 않는가
혈압이 오르면 신장이 이를 감지하고 나트륨과 수분을 더 많이 배출합니다. 이것이 압력-나트륨 이뇨(pressure natriuresis) 기전입니다.
구체적인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혈압이 오르면 신장으로 유입되는 혈류량이 증가합니다.
- 수입세동맥(afferent arteriole) 벽이 늘어나면서 이 압력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활성화됩니다.
- 이 수용체는 레닌(renin) 분비를 억제합니다. 레닌이 줄면 안지오텐신 II(angiotensin II)도 감소합니다.
- 안지오텐신 II는 수출세동맥(efferent arteriole)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안지오텐신 II가 줄면 수출세동맥이 오히려 이완됩니다.
- 수출세동맥이 이완되면 세뇨관 주변 혈류량이 증가하고, 세뇨관에서 나트륨과 수분의 재흡수가 줄어듭니다.
- 결과적으로 소변으로 나트륨과 수분이 더 많이 배출됩니다.
이 기전 덕분에, 염분 섭취가 늘어도 혈압은 아주 조금만 오르면 과잉 나트륨의 대부분을 배출할 수 있습니다. 염분을 거의 먹지 않을 때와 매우 많이 먹을 때 사이의 평균 동맥압(mean arterial pressure) 차이는 불과 3~5mmHg 수준입니다.
❹ 그렇다면 염분 제한이 고혈압과 무관한가
단기적으로는 압력-나트륨 이뇨 기전이 혈압을 잡아줍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기전의 설정 기준점 자체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고염식은 신장과 혈관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어 혈압 조절 기준이 높은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염분 제한이 중요한 이유는 순간적인 혈압 상승이 아니라, 이 장기적 설정 변화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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