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당은 수분에서 수십 분 안에 치명적이지만, 고혈당은 수년에 걸쳐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두 위험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가 있으면 혈당을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습니다. 그렇다면 혈당이 낮을수록 좋은 것일까요? 많은 분이 고혈당을 더 경계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저혈당을 훨씬 더 즉각적인 위험으로 봅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❷ 저혈당이 즉각적인 위험인 이유

심장, 폐, 뇌, 근육 같은 장기들은 포도당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이 장기들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고, 짧은 시간 안에 기능을 잃기 시작합니다.

특히 뇌는 포도당 외의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능력이 다른 장기보다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혈당이 심해지면 의식 혼탁, 발작, 혼수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처치가 늦어지면 사망에 이릅니다. 저혈당은 수분에서 수십 분 안에 치명적 결과를 낼 수 있는 위기입니다.

❸ 고혈당은 왜 그것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느껴지는가

반면 고혈당은 당장 장기가 멈추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혈당이 높아도 에너지원 자체가 넘치는 상태이므로, 단기적으로 장기가 작동을 멈추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방향입니다.

고혈당 상태가 수년간 지속되면 혈관과 신경이 서서히 손상되고, 결국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은 10년, 20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즉 고혈당의 위험은 실재하지만, 저혈당처럼 수분 안에 결판이 나는 위험이 아닙니다.

❹ 그래서

당뇨 치료에서 혈당을 낮추는 것이 목표이지만, “더 낮을수록 좋다”는 단순한 논리는 위험합니다. 저혈당은 즉각적이고 치명적이며, 고혈당은 장기적이고 누적적입니다. 치료 강도를 결정할 때 두 위험의 성격 차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당뇨인에게 간헐적 단식을 권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식사를 건너뛰면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 자체로 단기 위험인 저혈당의 빈도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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