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성 심질환은 심장 근육의 산소 공급과 수요 사이의 불균형이 심각성에 따라 안정형 협심증에서 심근경색까지 하나의 스펙트럼을 이룬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별개의 병으로 공부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각각 외웠는데도 막상 정리가 안 되고, 금방 날아가는 느낌이 든다면 이유가 있다. 이것들은 사실 하나의 연속된 과정 위에 놓인 서로 다른 지점이기 때문이다.

❷ 산소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어떻게 병을 만드는가

허혈성 심질환(ischemic heart disease)의 핵심 개념은 단순하다. 심장 근육이 필요로 하는 산소 수요(demand)를 공급(supply)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급이 줄어드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동맥경화로 인한 고정된 협착(fixed stenosis)으로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 좁아지는 것. 둘째,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는 혈관연축(vasospasm). 셋째, 죽상반(plaque)이 파열되면서 혈전(thrombus)이 형성되어 급격히 막히는 것이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쪽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운동이나 스트레스로 심박수와 수축력이 올라가면 심장 근육의 산소 소비량이 크게 증가한다. 대동맥판막 협착증(aortic stenosis)처럼 좌심실이 비후된 경우에도 관상동맥이 멀쩡하더라도 수요 과잉으로 협심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빈혈이 공급 측면의 악화 요인이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❸ 공급-수요 불균형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스펙트럼이 달라진다

같은 불균형이라도 정도에 따라 임상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안정형 협심증(stable angina) — 죽상반에 의해 일부 막혀 있지만 혈관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은 상태다. 안정 시에는 증상이 없고, 운동처럼 산소 수요가 급격히 올라갈 때만 일시적인 흉통이 나타났다가 쉬면 사라진다. 최근에는 만성 관상동맥 증후군(chronic coronary syndrome)이라는 용어로도 부른다.

불안정형 협심증(unstable angina) — 죽상반이 파열되어 혈전이 형성되면서 혈관이 거의 막힌 상태다. 가만히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고 점점 심해지지만, 심근이 아직 죽지는 않은 단계다. 심근효소(cardiac enzyme) — ckmb, 트로포닌(troponin) — 는 정상이다.

NSTEMI(non-ST 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 — 심근이 죽기 시작했지만 심근경색이 내벽 일부(subendocardial)에 국한된 상태다. 심전도에서 ST 상승은 없고 T파 역위나 ST 하강이 나타나며, 심근효소가 상승한다.

STEMI(ST 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 —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근 전층(transmural)이 경색된 상태다. 심전도에서 ST 분절 상승이 나타난다.

즉, 불안정형 협심증·NSTEMI·STEMI 세 가지를 묶어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ACS)**이라 부른다. 이 번지수에서는 처음부터 ACS 가이드라인에 따라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❹ 결국

스펙트럼을 이해하면 “번지수”가 보인다. 안정형 협심증은 만성 관상동맥 증후군의 영역에서 평가하고 치료하는 반면, ACS에 해당한다면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가슴 아픈 환자를 보자마자 이 스펙트럼 어디쯤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허혈성 심질환 진료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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