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는 심박출량(cardiac output)과 혈관 저항(vascular resistance) 두 변수의 관계로 설명되며, 그 진정한 의미는 혈압 저하가 아니라 세포 수준의 에너지 부족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쇼크라고 하면 흔히 “혈압이 뚝 떨어지는 상태”를 떠올린다. 그런데 혈압이 정상인데도 쇼크인 상황이 있다. 반대로 혈압이 낮아도 쇼크가 아닌 경우도 있다. 혈압으로 쇼크를 정의하면 뭔가 빠지는 게 있다는 뜻이다.

❷ 쇼크를 일으키는 두 가지 경로는 무엇인가

혈압은 심박출량 × 혈관 저항으로 결정된다. 쇼크는 이 두 변수 중 어느 쪽이 무너지느냐에 따라 갈린다.

심박출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첫 번째 경로다.

  1. 심장성 쇼크(cardiogenic shock) — 심장 자체의 펌프 기능 저하
  2. 저혈량성 쇼크(hypovolemic shock) — 혈액량 부족으로 심장이 내보낼 혈액 자체가 없음
  3. 폐쇄성 쇼크(obstructive shock) — 혈류 경로에 물리적 장애가 생겨 심박출이 막힘

혈관 저항이 떨어지는 경우가 두 번째 경로다. 이를 분포성 쇼크(distributive shock)라고 한다. 패혈증, 급성 췌장염 같은 전신 염증, 또는 척수 손상처럼 신경계 이상으로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저항이 급감한다. 이때 몸은 보상으로 심박출량을 약간 올리지만 충분하지 않아 결국 혈압이 떨어진다.

어느 경로든 보상 기전이 작동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혈압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약간 오를 수도 있다.

❸ 그렇긴 하지만 교과서 분류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위 분류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틀이지 만고불변의 공식이 아니다.

예를 들어 분포성 쇼크인 패혈증에서도 염증이 심근을 직접 손상시키면 심박출량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 신경성 쇼크(neurogenic shock)에서는 교감신경 손상으로 혈관도 확장되고 심장 수축력도 함께 저하되어 두 변수가 동시에 낮아진다.

또한 쇼크의 진정한 의미는 혈압 저하 자체가 아니라 세포 수준의 에너지 부족이다. 혈압이 정상이어도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있으면 산소가 세포 안에 공급되어도 에너지를 만들지 못한다. 이런 경우 혈압 수치는 정상인데 세포는 쇼크 상태다. 따라서 개별 환자를 볼 때는 이 틀에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구체적 기전을 분석해야 한다.

❹ 결국

쇼크를 생리학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혈압이라는 결과 뒤에 심박출량과 혈관 저항이라는 두 변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분류는 출발점이고, 최종 목표는 이 환자에서 지금 어떤 기전이 지배적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혈압 수치가 쇼크 여부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임상 판단의 범위가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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