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팥병에서 혈압·당뇨·고지혈증 관리는 일반 지침보다 더 엄격하고 더 섬세하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고혈압은 혈압약을 쓰고, 당뇨는 혈당약을 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CKD가 있으면 어떤 약은 오히려 콩팥을 더 빨리 망가뜨리고, 어떤 약은 용량을 줄여야 하고, 두 가지를 같이 쓰면 안 되는 조합도 있다.
❷ 혈압 관리 — 어떤 약을, 어떻게 올리는가
혈압 목표는 130/80 mmHg 미만이다. 첫 번째 선택약은 ACE 억제제 또는 ARB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면 고칼륨혈증(hyperkalemia)과 급성 신손상(AKI) 위험이 증가하므로 한 가지만 선택한다. 레닌 억제제와 병용도 같은 이유로 금한다.
투약 2–4주 이내에 크레아티닌과 칼륨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크레아티닌이 30% 이상 오르면 바로 끊기보다 AKI를 일으킬 만한 다른 원인을 먼저 찾는다. 괜찮다면 최대 용량까지 올린다.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면 칼슘 채널 차단제(CCB)를 추가한다. 단, 암로디핀이나 니페디핀 같은 디하이드로피리딘(dihydropyridine) 계열은 수입세동맥(afferent arteriole)만 확장시켜 사구체 내압을 오히려 높일 수 있으므로, 베라파밀(verapamil)이나 딜티아젬(diltiazem) 같은 비(非)디하이드로피리딘 계열을 우선 고려한다. 다만 베라파밀·딜티아젬을 베타 차단제와 함께 쓰면 방실 차단(AV block)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그래도 부족하면 이뇨제를 추가하는데,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을 ACE 억제제·ARB와 같이 쓸 경우 고칼륨혈증 위험이 더 높아진다.
❸ 당뇨 관리와 고지혈증 관리 — 목표와 주의점
당뇨: 목표 HbA1c는 7% 미만이다. 다만 고령이거나 인지 기능 저하가 있어 저혈당 위험이 큰 경우에는 목표를 완화한다.
약물 조정이 복잡하다. 메트포르민(metformin)은 GFR 30 미만에서 중단한다. SGLT-2 억제제는 예전에는 콩팥 기능 저하 시 쓰지 않았지만, 오히려 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되어 GFR 20–25 수준까지도 사용하는 추세다. DPP-4 억제제와 설포닐요소제(sulfonylurea)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고, 아카르보스(acarbose)는 GFR 30 미만에서 금기다.
고지혈증: 50세 미만은 관상동맥 질환이나 당뇨가 있을 때 스타틴(statin)을 사용한다. 50세 이상은 더 적극적으로 스타틴 또는 스타틴+에제티미브(ezetimibe) 복합제를 사용한다. 이미 투석 중인 경우 새로 스타틴을 시작하기보다는, 기존에 복용 중이었다면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❹ 결론적으로
CKD 환자에서 혈압·당뇨·고지혈증을 관리하는 것은 일반 내과보다 훨씬 더 많은 변수를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 약의 종류뿐만 아니라 조합, 용량, 부작용 모니터링 주기까지 모두 달라진다. 진료실에서 “이 환자 GFR 얼마야?”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기본이다. 약재 조절 없이 일반 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의도치 않은 추가 신손상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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