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증은 사구체 과여과(hyperfiltration)에서 시작해, 메산지움(mesangium) 팽창, 기저막 비후, 사구체 경화로 이어지는 순차적 손상 과정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만성 신부전이 있으면 콩팥이 작아진다는 것은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당뇨병성 신증의 초기에는 콩팥이 오히려 커진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손상이 진행 중인데 크기가 늘어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❷ 당뇨가 사구체에서 일으키는 일

콩팥에서 소변을 만드는 단위는 사구체(glomerulus)입니다. 혈액이 수입세동맥(afferent arteriole)을 통해 들어오고, 걸러진 후 수출세동맥(efferent arteriole)으로 나갑니다. 이 과정을 여과(filtration)라고 합니다.

당뇨병에서는 이 여과가 과도하게 일어납니다. 이것이 과여과(hyperfiltration)입니다. 두 가지 이유로 생깁니다.

  1. 수입세동맥 확장 — 들어오는 혈류가 늘어납니다.
  2. 수출세동맥 수축 — 나가는 길이 좁아져 사구체 내 압력이 높아집니다.

이 높은 압력이 다음 단계의 손상을 유발합니다.

❸ 과여과 이후에 어떤 구조적 손상이 이어지는가

과여과로 인해 사구체 내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다음 순서로 손상이 진행됩니다.

  1. 메산지움 팽창 — 사구체 모세혈관 사이를 지지하는 메산지움이 팽창합니다. 여과 면적이 줄고, 여과 슬릿(slit)이 넓어져 단백질처럼 큰 분자도 새어 나오게 됩니다. 이것이 당뇨병성 신증에서 단백뇨가 생기는 이유입니다.

  2. 기저막 비후 — 혈관에서 여과되는 경로에 있는 기저막(basement membrane)이 두꺼워집니다. 정상적인 여과가 방해됩니다.

  3. 사구체 경화(glomerulosclerosis) — 사구체 내 혈관이 딱딱해지고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필터로서 기능을 잃은 사구체가 늘어나면서 전체 신기능이 저하됩니다.

수출세동맥의 수축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듭니다. 수출세동맥에서 분지하여 신장 조직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있는데, 수출세동맥이 수축하면 이 공급도 차단되어 허혈(ischemia) 손상이 추가됩니다.

❹ 결국, 왜 초기에 콩팥이 커지는가

앞에서 설명한 손상들 — 과여과, 메산지움 팽창, 기저막 비후 — 은 초기에는 구조를 팽창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것이 당뇨병성 신증 초기에 콩팥 크기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다른 원인의 만성 신부전에서는 콩팥이 작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초기 신증에서 콩팥이 커져 있다면 당뇨병성 신증을 감별 진단에서 앞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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